Nohgamin Korean Medicine Clinic

"이런 한의원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3년 전 처음 한의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우리 자신에게 했던 질문입니다. 한의(韓醫)는 한국에서 예로부터 내려오는 전통 의학이었습니다. 허나 역사의 부침을 겪으면서 그 전통성의 계승 또한 왜곡되지 않았을까 생각되었고 한의를 다루는 한의원의 모습도 전통의 계승이 아닌 마치 토속신앙과 같은 구식의 형태로 퇴화된 것이 아닌가라는 고민을 했었고 그에 대한 저희의 답을 공간으로서 내놓았습니다. '노가민한의원'은 3년 전 한의의 본질을 고민하며 진행했던 예전 프로젝트의 발전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3년 전 프로젝트가 한의가 가지고 있는 본질을 파악하고 그것을 공간에 표현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었다고 하면, '노가민한의원'은 그 본질과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과의 관계에 집중하고자 하였고 이것이야 말로 저희가 파악한 한의의 본질인 '중도'를 더욱 더 자연스럽게 공간에 나타내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공간의 온전히 배경으로서의 역할을 공고히 하게끔 하였고, 새하얀 도화지와 같은 백(白)의 공간으로서 태어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하얀 종이 위에 다양한 색깔과 형태와 질감의 획들이 모여 그 나름의 느낌을 갖고 있는 그림이 완성되듯이 공간 위에 원장님이나 간호사, 그리고 고객인 환자들이 서있음과 동시에 공간이 완성되는 것을 의미하도록 하였습니다. 물론 공간만 따로 있을 때도 그 중도의 균형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백(白)이라는 공간을 더 돋보여줄 수 있는 빛의 색이나 좀 더 안정시켜 줄 수 있는 따뜻한 식물의 요소 등 공간을 채우고 있는 모든 요소들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공간이라는 것이 가장 빛을 발산할 때는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채워졌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사진을 찍듯이 한 컷의 아름다움도 좋지만 노가민한의원의 공간은 그 보다 사람이 사용할 떄 더욱 빛을 발하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후 또 다른 한의원 혹은 한(韓)의 의미를 담고 있는 공간을 언제 디자인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대한민국의 디자이너로서 조금 더 그 본질적인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할 것입니다.

|Publication

Annual No.26

IW No.157

Monthly Design No.462